살아가는 이야기

2012년 1월 2일 오후 03:23 블로그를 개설하다

JUSTKIND 2012. 1. 2. 15:45

지난 가을부터 내내 몸이 좋지 않다. 얼마 전에는 며칠동안 심하게 앓았다. 몇 년에 한 번씩 내 몸 속에 살고 있는 어떤 바이러스가 나의 면역체계를 뚫고 나오면 몹시 앓곤 했는데, 자꾸 그 빈도가 심해지는 느낌이다. 며칠을 정신을 못차리게 앓는 동안에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간다. 반쯤 혼수상태에서 먼저 간 친구 생각, 살아 온 삶의 어느 순간의 후회스러운 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상태로 끊임없이 반복되어 아픈 몸을 더욱 힘들게 한다. 어쨋든 몸을 좀 추스리고 나니 이제는 나도 블로그든 페북이든 뭔가 하면서 내 생각이나 의견을 글로 남겨 두어야 겠다는 마음이 생겼다. 
지금 있는 회사의 PC에서는 일체의 파일을 외부사이트에 올릴 수 없기에 스마트폰을 활용해 글이나 사진을 올리기에 간편한 것 같아서 페북을 며칠 해 보았는데, 유감스럽게 페북은 정리된 생각과 글을 올리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올리고 받는 곳이란 느낌이 강했고, 인맥 중심이되 그 인맥을 정치적·사회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. 나처럼 혼자 독백하고 싶되, 그 독백을 기록으로 남겨 두고 싶은 내향적인 사람이 어울리는 공간은 아닌 것 같다.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개설해 보기로 한다. 내가 아닌, 누군가 보는 사람을 의식한 과잉된 글과 뉴스와 개인사와 현시적인 인맥을 과시하고 퍼나르는 공간이 아니라, 그냥 나의 생각을 혼자 늘어 놓는 공간이 내게는 더 필요했다.
직장에 근무하고 일하는 동안 여기에 글을 쓸 시간이 얼마나 있을지는 매우 의문이지만, 아주 가끔이라도 한번씩 글을 올려보기로 한다. 언제나 좀 자유롭게 행동하며 발언할 수 있을까. 직장과 시장에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있는 개인이 누리는 자유란 아주 보잘 것 없는 것이다.